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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 요리에 대한 잡담

essique 2024. 11. 11. 23:59

 
 
아 원래 블랙잭 굿즈리뷰 잡다구리 편이나
메트로폴리스 메모리얼박스 리뷰할까 하다가
사진찍기가 귀찮아서 번외편을 만들기로 합니다
왠지 누군가에게 말하고싶어서 존대말로 갑니다
 
 
 
요리.... 좋아하세요?
전 꽤 좋아함
잘한다기 보다는 그냥 딱 먹고죽지 않을정도로 합니다
 
독립한 지 10년쯤 되었는데 당연 거의 사먹었었지만
기왕 먹는거 좀 더 입맛에 맞게 먹고싶고
야채좋아인간이라
신선한 맛과 식감이 없으면 은근 스트레스가 쌓이더랍니다...
 
그래서 시판 소스를 써도 원하는 걸 약간만 추가해서 입맛에 맞게 만듭니다
좋아하는 야채들을 구워서 넣는다든지... 샐러드나 계란을 곁들인다든지...
아 전 후추를 엄청 좋아하고 너무 달고짠 건 싫어하는 편인데
(디저트는 달고 음식은 달지 않다 그것이 제 혀가 내린 정의입니다...)
그래서 모든 음식에 미친듯이 후추를 뿌립니다
타지에 와서 산 후추 한통 한달 만에 다 써감 ㅇㅇ
 
 
 
 
요리... 솔직히 재료 손질부터 시작하려면 개귀찮고
재료 쓸 타이밍 놓쳐서 돈주고 산 음식쓰레기되면 개빡치죠
 
고로 잘 안상하는 재료들
- 마늘(보통 큐브로 얼려서 씀), 파(썰어서 얼려둠), 양파, 당근, 말린 표고버섯, 김, 계란
- 조미료는 소금, 후추, 간장, 참기름, 통깨, 올리브유 (설탕은 잘 안씁니다)
 
이것들은 대부분 부재료로 쓰이지만 
이 정도만 있어도 같은 레토르트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맛내는 재료를 한 두개 더한다면 굴소스나 연두 미림정도가 효율이 좋네요)
딱히 구수한 저속노화 건강집밥 아니라도
아주 조금 덜 가공된 식품으로 내가 먹고싶은 재료와 맛을 먹을 수 있는게 좋아요.
 
 
 
 
요리는 사실 재료손질 / 특성에따라조리 / 뒷정리
가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재료의 특성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거 이거 은근 재밌는데요
예를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 마늘, 파, 양파는 향을 입히는 재료
- 무는 오래 끓일 수록 국물맛이 깊어진다.
- 당근, 양파와 같은 단단한 야채는 보통 먼저 볶기 시작하고,
- 가지, 잎채소와 같이 부드러운 야채는 나중에 볶는다
- 당연하지만, 크기가 작을수록 빨리 익고 클수록 오래 걸린다 
- 국물요리할 때는 기본 재료를 먼저 볶고 물을 부으면 빨리 익고 불향이 입혀져 맛이 좋다
- 참기름 등의 기름류나 레몬을 뿌릴 때는 열기에 향이 날아가기때문에 불을 끄고 뿌린다.
 
등등의 기본요령이 몇 번 하면 할 수록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되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지식을 전수해주시는 수많은 네이버 요리블로거 분들에게 감사를...
 
 
 
 
 
요리는 창작과도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재료와 부재료가 있고,
재료의 특성을 반영해 순서와 방법을 정하고
과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점.
만드는 이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다는 점.
 
 
다른 점은 별 생각 없이 따라해서 평균적으로 만들수 있다는 것과
맛있게 먹어버리면 기억만 남기고 사라진다는 겁니다.
전 마지막 요소가 좋았습니다.
 
 
그림을 그리고싶어도 못 그리던 기간이 있었는데
우울증도 넘 심하고 약은 먹어도 안먹어도 ㅈ같고
일하지 않는 날에는 집밖으로 아예 못나가고 (일하러 나가는 것도 힘들어했음)
뭔가 안하면 안될것 같은데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때 집에서 시간때우기로 시작한 에어프라이어 제빵이 생각보다 재밌었던 게
즐겁게 요리를 하게 된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하고나면 먹어서 없애버리면 되잖아..? ㅋ ㅋ ㅋㅋㅋㅋ
 
 
사실 어릴때부터 먹는 걸 별로 안좋아했었는데요
배가 고프고 뭔가를 먹어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어요ㅋㅋ
지금도 잠깐 뭔가에 빠지면 금방 식사를 건너뛰곤 합니다
미식과는 별개로 어떤 맛과 식감, 향을 좋아하는지 호불호가 꽤 명확한 사람이라는걸 
성인이 되고서야 알게되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음식취향에 관해 서로 얘기하다가 너무 까다롭다고 쿠사리먹고 알게됨)
그러니까 요리를 하면 덜 괴롭게 먹을 수 있게  된거죠.
(쓰고나서 보니까 다들 이렇지 않나..?
그냥 저분과 내가 취향이 달라서 먹은듯)
 
그리고 요리를 하는 과정 자체가 식사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요리하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나 달라지는 색감과 질감을 눈과 코로 확인하는 것이
식욕에 확실히 도움이 되었네요. 게다가 대략 먹고싶은 목적지를 상상하고 만드니까요.
 
사실 요리를 만드는 과정이 음식을 먹는 것보다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헐 쓰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그럼 오늘 블챌 끝입니다 안뇽


마무리 짤
요즘 밤 11:59마다의 저애모습